구독경제란 말은 사실 좀 거북하다. 구독(購讀)이란 구매해서 읽는다는 뜻이다.
계약 또는 회원가입을 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고 요금을 지불하는 것 중에 신문이나 잡지가 친근하다 보니 영어 Subscription 번역을 “구독”이라 했다고 보면 된다. 사실 Subscription은 구독보다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고 배포한다는 의미가 본뜻이다. 회원 경제, 계약 경제, 배달경제가 더 맞는 의미일 수도 있다.
신문 배달, 우유 배달, 야쿠르트 배달은 우리나라의 오랜 배달 경제 중 하나이다.
최근 구독경제가 마치 만능인 것처럼 너도나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영화, 음악,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으로 그림, 꽃 배달, 자동차/전자제품/정수기
렌털, 생수, 아기 기저귀, 방향제, 술안주, 음식 메뉴, 커피, 빵 배달 등등 새로운 서비스가 폭증하고 있다. 구독경제는 만능도 아니고 아주 세심한 검토와 주의와 과학적인 분석을 동반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쉬운 영역이다.
구독경제의 유형을 네 가지 세 가지 등등 몇 가지로 분류해서 설명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구독경제의 유형은 정말로 많고 어쩌면 존재하는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는 모두 구독경제의 범주로 넣어도 될 만큼 많다. 구독경제는 판매 방식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경영 테크닉은 아주 논리적이고 과학적이고 분석적이어야 한다.
구독경제를 시작하기 전에 무엇보다도 고객에게 주는 특별한 가치가(Value Proposition) 무엇이며 얼마나 크고 중요한가를 각인시킬 확실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가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지난달에 받은 가치나 이달에 받은 가치가 계속 똑같다고 하면 고객은 그 가치에 내성이 생겨 “와우”를 느끼는 순간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 순식간에 회원은 탈퇴한다고 보면 된다.
여러 가지 과학적인 지표들의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매일매일 검증하지 않고 단순히 구독경제 참여만으로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난센스다.
고객 유지와 탈퇴에 관한 사항, 매출과 이익에 관한 사항, 비용에 관한 사항, 판촉 행사의 효과에 관한 사항 등 구독경제를 한다면 최소한 이 4가지 분야는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구독경제는 구독과 탈퇴하는 일이 대단히 쉬우므로 언제 누가 왜 참여를 했고 언제 왜 탈퇴를 했는지 그 원인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서 고객의 행동 양식을 반영한 경영관리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유지율과 탈퇴율 관리).
CEO는 이달에 얼마의 매출액과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예측이 가능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이때 제일 중요시되는 것이 확실한 매출과 이익을 예측할 수 있는 정기 구독 회원이 몇 명이고 뜨내기 고객이 얼마인가에 따라 불안한 마음을 달랠 수가 있다. 정기구독자가 매출액의 90%가 된다면 매출액과 이익의 계산이 쉽지만, 정기 구독자가 10%밖에 안 된다면 월간 매출과 이익 예측이 대단히 모호할 수밖에 없다. 월간 구독자 매출(MRR), 연간 구독자 매출(ARR), 구독자 한 명이 탈퇴 시까지 일으킬 수 있는 매출과 이익 공여 가치(LTV), 1인당 평균 매출액(ARPU) 등이 아주 핵심 관리 지표가 된다.
아무리 매출과 수익이 많아도 비용이 더 크다면 그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하는 모든 판매관리 행동이 너무나 지나치게 수익보다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모든 경영관리 및 판촉 홍보 행사의 비용 측면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중에 고객 한 명을 유치하는 비용이 얼마인지(CAC) 유치한 고객이 탈퇴 시까지 기여한 가치가 유치에 들어간 비용의 몇 배정도 회사에 기여하고 있는지(LTV/ CAC)를 계산해보고 최소한 4~5배가 되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또한 고객 유치를 위해 공짜로 제공하는 판촉을 했을 때 공짜를 받은 사람이 얼마나 구독 회원으로 변환되었는지 전환율을 점검해보고 전환율이 낮으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전환율 관리).
구독경제는 통신사가 왜 데이터를 “사용한 양으로 파는 것(종량제)에서 월 단위 서비스를 파는(정액제)” 것으로 가격전략을 변경한 이유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