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세계로 가란 뜻은 그곳이 현실의 세계보다 좋다거나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는 뜻도 아니며 그곳에 살라는 뜻도 아니다.
가상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와 끊기지 않는 (Seamless) 연결성과 실현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비트코인도 현실 세계의 화폐로 환전되어 통용될 수 없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우리는 현실의 세계에 사는 존재이며 가상은 현실의 세계에서 들랑거리는 즐거운 놀이 방이다.
그런데 왜 그곳으로 가라는 것인가? 그곳은 긴가민가하는 혼돈의 가장자리이며 혼돈의 가장자리에는 언제나 돈이 있기 때문이다.
큰돈을 버는 사람들은 돈 냄새를 잘 맡는 사람들이다.
고상한 말로 하면 통찰력이나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가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돈이 지나갈 길목을 미리 알아차리고 그곳에 진을 치고 앉아 “네가 이쪽으로 안 오고 배기나 보자”라는 배짱과 깡으로 버티면 정말로 돈이 그곳으로 온 사람들이다.
유능한 CEO가 되려면 냄새 맡는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보고받고 문제를 파악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다. 현장에서 나는 냄새를 통해서 미약한 시그널을 감지하고 조직원들이 숨기거나 거짓말하면 큰일 난다는 경각심을 갖는다면 알아서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 수가 있다.
인간은 이상하게도 현실 세계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비이성적인 면이 있다.
무언가 세상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을 다른 가상의 세계에서라도 꿈꾸고 기쁨을 느끼고 만족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현실이 답답하면 판타지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다. 과학적으로 의심이 가는 일에도 사람들은 호기심을 선동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꾸역꾸역 이곳으로 모이게 되고 만일 경제적 소득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투기 수준의 돈이 모이게 된다.
사실 여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 검증이 되기 때문에 호기심의 대가 이상의 소득을 거두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새로운 사업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게임이다.
지금까지는 돈을 내고 게임을 하고(F2P: free to play) 정신적 만족감을 얻었지만, 이제는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P2E:play to earn) 시대가 블록체인 기술과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의 발달로 가능하게 되었다.
메타버스(Metaverse), 가상화폐(가상자산), 블록체인, NFT(대체불가능토큰), 웹3 같은 가상의 세계와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라는 개념이 직간접으로 연결된 생각과 기술들이 최근 가장 핫한 아이템이 되어있다.
왕으로부터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여온(liberty from ~) 것이 서구의 역사다.
블록체인은 자유 정신의 산물이다. 중앙에서 통제하는 것은 싫다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의 표출이며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라는 개념을 실현하고자 하는 시도다.
통제에 신물이 난 사람들은 탈중앙화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탈중앙화가 중앙화보다 좋은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상당 기간 많은 논쟁이 필요할 것이다. 100% 탈중앙화는 없다. 통제의 형태가 변할 뿐이다.
구속이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세상에는 아름다운 통제도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교통신호의 빨간불이나 중앙분리선이 내 마음대로 아무 데나 가고 싶은 마음을 통제하는 것이지만 이 통제는 우리를 살리는 아름다운 통제다. 사장이 없는 회사가 더 좋은 회사일까? 주인 없는 회사는 언제나 실패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홉스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자연 상태는(통제가 없는) “만인의 만인에 의한 투쟁 상태이기 때문에 무법천지의 혼란과 투쟁을 막으려면 강력한 통제력을 가지는 국가를 만들어 만인을 통제하여야 한다는 사회계약설을 주장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가상의 세계이지만 아무튼 그곳에
돈이 있고 시대의 흐름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돈 벌기 좋은 것임은 틀림이 없다. 문은 시간이 지나면 닫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상 세계에 계속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히트 엔드 런(hit & run)할 것인가는 자기 선택의 목이다.